‘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가치를 전하는 기업’을 표방해 온 CJ올리브영의 매장이 영업이 끝난 심야 시간에도 외부 간판과 쇼윈도 조명을 켜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무도 보지 않는 새벽까지 매장을 밝히는 전기는 낮 시간보다 탄소 부담이 더 큰 전기다.
지난 8월 영업이 끝난 심야, 서울 시내 올리브영 매장들은 손님이 없는 어두운 거리에서 간판과 내부 사이니지, 쇼윈도 조명을 그대로 밝히고 있었다.
심야 점등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단순한 ‘전기요금 낭비’를 넘어선다. 해가 진 뒤에는 태양광 발전이 완전히 멈추기 때문에, 심야 전력은 석탄·LNG 등 화석연료 발전에 더 크게 의존한다. 같은 1kWh를 쓰더라도 심야에 쓰는 전기가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는 셈이다. 발전 부문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약 32%를 차지해 산업 부문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전문가들이 “쓰지 않아도 되는 심야 조명부터 끄는 것이 가장 값싼 탄소 감축”이라고 지적해 온 이유이고, 정부 역시 전력수급 위기 때마다 옥외 간판·네온사인의 심야 소등을 제한하거나 권고해 왔다.
매장 한 곳의 간판·쇼윈도 부하는 작아 보여도, 전국 1천300여 개에 이르는 올리브영 점포망 전체로 보면 무시하기 어려운 전력 수요다. 영업하지 않는 시간에 밤새 켜 두는 조명이라면 그만큼의 전력과 탄소 배출은 매출과 무관한 순수한 낭비에 가깝다.
CJ올리브영은 GRI 스탠다드 2021을 준용한 ‘2025 올리브영 임팩트 리포트’를 발간하며 지속가능경영을 강조해 온 기업이다. 대표이사 발간사에서도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가치를 전하는 기업”을 내세웠다. 보고서로는 환경 가치를 말하면서 정작 매장 현장에서는 문 닫은 심야에도 조명을 밝혀 두고 있다면, 지속가능경영이 보고서 안에만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본지는 CJ올리브영 측에 영업 종료 후 조명 운영 기준과 에너지 절감 시책 등 관련 입장을 물었으나 회신받지 못했다.
천의현 기자 mypdya@news-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