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왕세자는 스승과의 고된 글 읽기 끝에 지칠 때면 어떤 풍경을 바라보며 마음을 달랬을까. 효명세자의 배움터이자 휴식처였던 창덕궁 성정각의 동쪽 누각 ‘희우루(喜雨樓)’가 베일을 벗고 처음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오는 22일부터 11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창덕궁 성정각과 관물헌 일대에서 ‘성정각, 왕세자의 하루 - 매일 한 걸음, 왕이 되는 길’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효명세자의 사색 공간, 밖에서 보던 누각 안으로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그동안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던 ‘희우루’의 최초 개방이다. 희우루는 가뭄 끝에 내린 기쁜 비의 의미를 담은 전각으로, 효명세자가 책을 읽고 사색에 잠기던 공간이다. ‘봄을 알린다’는 뜻의 ‘보춘정(報春亭)’이라는 편액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그간 밖에서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행사 기간 관람객들은 희우루 내부에 직접 들어가 조선 왕세자의 시선으로 창덕궁의 풍광을 조망하는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희우루 관람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현장 접수로 진행된다. 하루 총 24회 운영되며 회당 15분씩, 최대 8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VR 활쏘기부터 서연 연극까지… 풍성한 연계 체험
어린이와 가족 단위를 위한 연계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매주 일요일에는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한 역할몰입형 체험 ‘효명세자의 배동되기’가 펼쳐진다. 해당 프로그램은 티켓링크를 통해 회차당 10명씩 선착순 예약을 받는다.
왕세자의 실제 교육 공간이었던 관물헌에서는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활쏘기, 글쓰기, 셈하기를 체험하는 ‘왕세자의 배움’이 마련된다. 아울러 왕세자의 일상을 조명한 전시 ‘왕세자의 하루’를 비롯해, 매주 토요일(오후 1시·2시·3시)에는 효명세자와 스승이 나눈 학문적 문답을 연극으로 재현한 ‘왕세자의 서연’이 관람객을 찾는다.
닫혀 있던 궁궐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박제된 역사 속 왕세자의 일상이 오늘날 관람객들의 삶 속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