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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1조 달러 시대, 3분의 1은 경기도가 만든다

경기 수출 아홉 달에 2,763억 달러, 전국의 34%…그중 72%가 반도체, 평택·이천·용인의 시간
웨이퍼가 태양처럼 떠오르는 컨테이너 항구 일러스트
반도체가 끌고 항구가 밀었다. 사상 첫 수출 1조 달러의 3분의 1은 경기도에서 나간다. /제작=수원일보AI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1조 달러 고지를 눈앞에 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10월 수출이 1,152억 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3.7% 늘었고, 1~10월 누적 수출이 9,3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남은 금액은 700억 달러.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달 중 달성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달성하면 한국은 미국, 중국, 독일에 이어 네 번째로 '수출 1조 달러 클럽'에 들어서게 된다고 국내 언론들은 전했다. 그런데 이 국가 기록의 지도를 펼치면 유난히 짙게 칠해진 땅이 보인다. 경기도다.

관세청 집계 기준 경기도의 9월 수출은 452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79.7% 늘며 20개월 연속 증가했고, 1~9월 누계는 2,763억 달러에 이른다. 같은 기간 전국 수출(약 8,147억 달러)에 대입하면 경기도 비중은 약 34%, 9월 한 달만 떼어 보면 37%를 넘는다. 전국 수출 3달러 가운데 1달러가 경기도에서 나간다는 뜻이다. 사상 첫 1조 달러의 3분의 1을 한 개 광역지자체가 만들어 내고 있는 셈이다.

엔진은 반도체다. 9월 경기도의 반도체 수출은 326억 2,000만 달러로 도내 수출의 72.2%를 차지했고, 전년 대비 증가율은 389.4%에 달했다. 19개월 연속 증가다. 이달 전국 수출을 끌어올린 반도체(564억 4,000만 달러, 259.4% 증가)와 인공지능(AI) 서버발 컴퓨터 수출(496.6% 증가)의 생산 현장이 바로 평택과 화성, 기흥, 이천이기 때문이다.

지도를 더 들여다보면 도시 이름이 곧 공장 이름이다. 삼성전자 캠퍼스가 있는 평택시는 2024년 기준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수출액 8위(229억 6,000만 달러, 한국무역협회)에 올라 있고, 이천에는 SK하이닉스 본사 공장이 있다. 다음 10년의 지도도 경기도에 그려지는 중이다. 용인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동·남사읍 국가산업단지가 최근 착공해 1기 팹 가동 목표를 2029년으로 2년 앞당겼고, SK하이닉스는 원삼면 클러스터에 21조 6,000억 원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 기업들의 본사 둥지가 수원 영통의 삼성 디지털시티라는 점까지 더하면, 수출 1조 달러의 동선은 경기 남부를 관통한다.

과제도 같은 지도 위에 있다. 1조 달러의 영광은 국가의 몫이지만, 공장과 일자리와 전력·용수·교통의 부담은 지역의 몫이다. 용인 클러스터의 속도와 평택의 증설이 곧 국가 수출 성적표가 되는 구조에서, 반도체 인프라 투자는 더 이상 지역 민원이 아니라 국가 수출 전략 그 자체다. 경기도의 10월 수출 실적은 관세청이 이달 중순 발표한다. 1조 달러 달성 시점과 맞물릴 그 숫자에서, 기록의 주인이 다시 확인될 것이다.

이단열 기자 dyoul@suwonilb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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