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해킹 이후 48시간을 온체인 장부 그대로 사건일지로 기록했다. 시장에 도는 '이더 투매 폭락설'과 'ETF 청산설'은 장부와 다르다 해커는 이더를 던진 것이 아니라, 손해를 감수하며 사 모으고 있다.
◇ 10월 30일(금) 새벽 유출 직후, 도둑의 장부
새벽 5시 20분(한국시간) 유출된 63억 달러의 구성부터 통념과 달랐다. 엘립틱 집계상 이더리움 체인 유출분 38억 달러는 186종 토큰 묶음인데, 최대 품목은 이더가 아니라 테더(USDT) 19억 달러와 USD코인(USDC) 8억 2,300만 달러 스테이블코인이었다. 해커는 유출 직후부터 알트코인 150여 종을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투매해 이더로 바꾸기 시작했다.
◇ 30일 오전 동결의 추격
수비도 빨랐다. 테더가 15억 7,000만 달러를 동결했고, 바이낸스는 자사 발행 스테이킹 토큰 wBETH를 동결해 퇴로 하나를 끊었다. 서클(USDC)까지 합쳐 묶인 돈은 28억~30억 달러. 서울에서는 오전 7시 46분 업비트가 바이낸스행 출금 주의·제한 공지를 냈고 빗썸·코인원이 뒤따랐다. 스테이블코인의 약점 발행사가 지갑을 묶을 수 있다는 것 이 이번엔 추적자의 무기가 됐다.
◇ 30일 낮 손해 보는 환전
그러자 해커의 대응이 장부에 찍혔다. 4억 3,400만 달러어치 USDT를 유니스왑·1인치 등에서 이더 16만 451개로 교환 시장가보다 12~26% 손해를 보는 조건까지 받아들였다. 대출 프로토콜 아베에 USDT를 담보로 넣고 이더 1만 9,762개를 빌렸고, AVAX 물량은 브리지를 건너 이더 7,242개가 됐다. 목적은 하나다. 이더와 비트코인은 누구도 동결할 수 없다. 폭락설과 달리 이 움직임은 오히려 이더 '매수' 수요였다 이더 가격은 2,100달러대 후반에서 바닥을 찍었다.
◇ 30일 밤 쉬지 않는 기계
밤사이 움직인 것은 트론 체인이었다. TRX 6억 3,800만 개가 546차례의 자동 송금으로 잘게 쪼개졌다 송금 간격 중간값 96초. 엘립틱은 이 기계적 세탁이 "밤에도 멈추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이 경로로 3,800만~6,700만 달러가 추적망을 빠져나갔다. 단, 중앙화 거래소 입금은 0건 현금화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 31일 낮 시장의 숫자들
이더는 2,240달러 선을 회복했다. 급락은 맞지만 '폭락 사태'는 과장이다. 전체 시장 선물 청산은 15억 달러를 넘겼고 이더 단독 하루 3억 6,000만 달러(85%가 상승 베팅). 'ETF 청산설'의 실체는 미국 현물 이더리움 ETF의 순유출이었다 30일 하루 1억 5,570만 달러, 5일 연속, 10월 누적 약 11억 달러로 올해 최대. 다만 이 유출의 대부분은 해킹 이전부터 이어진 흐름이라 해킹을 원인으로 쓰기는 어렵다. 우려됐던 스테이킹 토큰(stETH)의 가격 이탈도 없었다(할인율 0.05%).
◇ 31일 저녁 현재 잔고와 수사
해커 수중의 '동결 불가' 자산은 약 32억 달러 이더 42만~52만 개(분석사별 집계 차)와 비트코인 1만 8,270개가 19개 주소에 잠들어 있다. 리처드 텅 CEO는 이번 공격이 "단일 인물의 소행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공격 도구에서는 흔적을 지우는 자가 파괴 장치가 확인됐다. 레이어2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은 거버넌스 권한으로 자기 체인의 도난분을 전액 회수했다. 한국 금융당국의 공식 입장은 아직 없다.
◇ 다음 기록 11월 1일, 2일
바이낸스는 1일(한국시간) 출금 전면 재개를 목표로 순차 복구 중이며, 2일에는 준비금 증명(PoR)을 공개한다. 그리고 가장 긴 장이 남았다. 훔치는 데는 20분이면 충분했지만, 쓰려면 몇 년이 걸린다 전 세계 분석업체와 수사기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8조 원의 세탁이라는 긴 싸움은 이제 1페이지다.